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도 통화 정책에 대한 압박을 받았었습니다. 당시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치르게 됨에 따라 경제가 악화될 것을 우려하였으며, 연준 의장에 취임한 파월에게 금리 인하 압박을 가했습니다.
하지만 파월은 이에 굴하지 않고 예상과는 다른 통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는 "파월 의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 누가 더 큰 적인가?"라고 말하며 비난하였고, 야당인 민주당은 파월을 옹호했습니다.
'Order Trillion Dollar Triage'라는 도서에 따르면 그 당시 파월은 "저는 무릎을 꿇은 사람보다 차라리 형편없었던 연준 의장으로 책 속에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그는 미 상원 셰러드 브라운 금융위원장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불과 몇 년 전, 자신의 통화 정책을 옹호했던 민주당으로부터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0.75%의 금리가 인상되는 동안 파월은 강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잭슨홀 연설에서 "오늘의 발언은 짧고, 직접적일 것입니다."라고 운을 떼며 연설을 시작했었습니다. 그는 "우리의 정책이 가계와 기업들에게 약간의 고통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물가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훨씬 더 큰 고통을 유발할 것입니다."라며 "지금은 멈출 수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의 일이 끝날 때까지 그것을 계속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월의 잭슨홀 연설 직후 시장이 하락하자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시장이 하락하는 것을 보고 기뻤습니다."라고 표현하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줬습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리는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은 2000년 9월 한 인터뷰에서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간다면, 경제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를 잊지 말고 끝까지 가지고 가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월은 9월 FOMC 회의에서도 사탕발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잭슨홀 연설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며 "시계가 똑딱똑딱 가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길어질수록 대중이 자연스럽게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제적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시작할 위험이 커집니다. 우리의 일은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파월은 "우리는 우리의 일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FOMC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굳건한 결심을 했습니다."라며 "고통 없이 인플레이션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없습니다. 해당 과정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지, 만약 그렇다면 얼마나 심각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폴 볼커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시작한 일을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많은 고뇌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시작한 일을 끝까지 해내지 못했다면, 우리는 영원히 후회했을 것입니다."라며 연준 의장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또한, 그는 "분명히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어떠한 조치가 취해져야만 했고, 고통 없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본능적인 느낌이 있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월은 정치적 압박 속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만약 피벗(Pivot)을 암시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시장은 다시 지난 7월처럼 랠리를 펼칠 것입니다. "주식 시장은 연준의 피벗(Pivot)을 보고 싶어 합니다."라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캐시 보스얀치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하버드 대학교의 제이슨 퍼먼 이코노미스트의 의견처럼 연준은 경제를 둔화시키기 위해 더 많은 금리를 인상해야 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준 이사를 지냈던 제레미 스타인은 2018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연준은 멈출 수 없습니다. 만약 당신이라면, 폴 볼커와 아서 번즈 중 누가 되고 싶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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